1/02/2013

[지지대] 새해 사자성어

[지지대] 새해 사자성어
이연섭 논설위원 | yslee@ekgib.com

2013.01.02

교수신문은 해마다 새해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2013년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는 ‘제구포신(除舊布新)’을 뽑았다. 제구포신은 ‘춘추좌전’에 나오는 말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이다.

춘추좌전의 기록을 보면, 소공(昭公) 17년 겨울 하늘에 혜성이 나타나자 노나라의 대부(大夫) 신수(申須)가 이를 제구포신의 징조로 해석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혜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길함의 상징으로 여겨져왔는데 오히려 이를 변혁의 징조로 본 것이다.

새해 사자성어를 추천한 이종묵 서울대 교수는 “변혁은 불길함의 징조가 나타날 때 필요한 것”이라며 “다만 그 변혁은 백성의 믿음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옛 사람들은 낡은 것은 버리고 새 것은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것의 폐단도 미리 보고자 했다”며 “이것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며 진정한 제구포신의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들도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비상을 꿈꾸는 새해가 되길 바라며 경영화두를 사자성어로 발표했다.
삼성그룹의 올해 경영화두는 ‘득전전창(得全全昌)’. 무릇 일을 도모할 때 만전을 기하는 사람은 완벽한 성공과 번창을 이루지만 그렇지 못하면 실패해 망한다는 뜻을 담고있다.

LG그룹의 사자성어는 ‘개물성무(開物成務)’로, 만물의 뜻을 열어 천하의 사무를 성취한다는 뜻이다. 그룹 창립 60주년을 맞는 SK는 ‘동심동덕(同心同德)’으로 정했다. 중국 고서 상서(尙書) 태서편(泰誓篇)에 나오는 이 말은 같은 목표를 위해 다같이 힘쓰고 노력하자는 뜻을 담았다.

인천시는 새해 시정철학을 담은 사자성어로 ‘연비어약(鳶飛魚躍)’을 선정했다. 시경(詩經) 대아(大雅) 한록편(旱麓篇)에 나오는 시구로,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이르고 고기는 뛰어 연못에서 논다는 뜻이다.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입주와 2013년 인천실내ㆍ무도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활기하게 비상하는 인천이 되자는 의미에서 이렇게 정했다.

한편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라는 사자성어로 ‘구세제민(救世濟民)’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져가고 희망이 잘 보이지 않는 세태를 반영, 세상을 구하고 민생을 구제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새해 사자성어에는 각오와 염원이 담겨있다. 계사년 새해, 사자성어대로 만사형통(萬事亨通) 하길 소망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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