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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TALK] 言行一致… 은행들에게 권하는 2013년 사자성어
금원섭 기자
입력 : 2012.12.17 22:24
연말이 되면 몇몇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의 기획 부서는 색다른 숙제를 떠안게 됩니다.
바로 회장이나 은행장이 신년사에 인용할 '사자성어(四字成語)'를 고르는 일입니다.
지난 한 해를 반성하고 새해의 각오를 다지는 의미가 담긴 사자성어를 찾아야 하는데요. 한 시중은행 임원은 "연말은 다가오는데 다른 회사와 겹치지 않으면서 은행의 경영 방침을 한마디로 나타낼 만한 말을 찾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더군요.
문제는 그렇게 어렵사리 내놓은 사자성어가 '말 따로, 행동 따로'가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올 연초에 나왔던 사자성어를 볼까요.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먼저 다른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면 나중에 자신도 이로움을 받게 된다는 '이타자리(利他自利)'를 제시했고, KB금융지주는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어려움을 함께 넘어선다는 '동심동덕(同心同德)'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4대 시중은행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 은행들이 지점장이 마음대로 더하거나 뺄 수 있는'전결 금리' 제도를 거의 대부분 금리를 깎아주기보다는 올리는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신한은행은 학력에 따라 고객을 차별 대우해왔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 내부에서도 '지키지도 못할 말은 아예 꺼내지도 말자'는 사자성어 무용론(無用論)이 나옵니다. 직원 중엔 "권위주의 시대 대통령의 신년 휘호 같은 인상을 준다"며 거부감을 보이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한 외국계 금융사 임원은 "젊은 고객을 잡아야 하는데 한자 세대도 낯설어하는 어려운 사자성어를 해마다 내놓으니 '은행은 고리타분한 조직'이라는 느낌만 준다"고 하더군요. 올해는 금융사들이 좋은 사자성어를 내놓는 것보다 실천하는 데 더욱 신경써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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