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3/2012

M&A 큰장 선다..美금융권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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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큰장 선다..美금융권 지각변동 예고
입력시간 :2012.12.03 13:54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살아나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미국 금융산업에 지각 변동이 나타날 조짐이다.

중소형, 지방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규제 변화와 장기화된 저금리가 촉발시킬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최근 미국 금융권에서는 100억달러가 넘는 초대형은 아니지만 비교적 큰 규모의 M&A 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월 한 달만해도 대형 금융그룹인 류카디아내셔널이 투자은행인 제프리스를 완전 인수하기로 했고, 스티펠파이낸셜은 소규모 투자회사인 KBW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뿐만 아니라 시장조성(마켓메이킹)과 초단타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나이트캐피탈그룹도 매각을 결정해 경쟁사인 겟코와 버투파이낸셜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은 상태다. 아메리칸뱅커도 테일러캐피탈 등 몇몇 업체 인수를 타진하고 있고, 뉴욕커뮤니티뱅코프와 헌팅턴뱅크쉐어스 인수에 눈독을 들인 기업들에 대한 루머도 흘러나오고 있다.

시계를 하반기 전체로 확대해 보면 M&T뱅크가 허드슨시티뱅코프를, 유니언뱅캘이 퍼시픽캐피탈뱅코프를, 옥웬파이낸셜과 월터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가 공동으로 레스캡의 대출서비스부문을 각각 인수했다.

이처럼 이미 확정됐거나 현재 진행중인 딜도 많지만 전문가들은 규제완화와 저금리 환경, 저평가된 은행 가치 등 세 박자가 맞아 떨어져 앞으로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M&A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에게 더 많은 자본금을 쌓도록 하는 바젤III 규제가 곧 시행되는데다 `볼커룰`로 대변되는 투자은행에 대한 미국내 규제 강화도 은행의 수익 기반을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저금리로 수익이 악화되면서 도태되는 은행이 늘고 이런 은행을 인수해 예금기반을 강화하려는 욕구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또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여전히 장부가치에 한참 못미치는 은행들의 시장가치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임스 고먼 모간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한 금융산업 컨퍼런스에서 “앞으로 은행과 투자은행 등을 중심으로 많은 M&A 딜이 생겨날 것”이라며 미국 금융산업이 캐나다나 프랑스가 먼저 갔던 길을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사실상 미국 금융산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한 대목이다. 현재 미국에는 7000여곳에 이르는 크고 작은 은행들이 난립해 있는데 이는 전세계적으로도 예외적인 것이다. 이에 비해 캐나다와 프랑스는 1990년대 이후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20여곳의 대형 은행들로 재편됐다.

고먼 CEO는 “미국만 이렇게 많은 은행들을 계속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방은행들은 더이상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며 이 때문에 더 많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점쳤다.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얼마전 대표적인 컨설팅업체 KPMG가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내 지방은행 고위임원들 가운데 무려 42%가 “앞으로 2년내에 내가 속한 은행이 다른 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15%는 “내가 속한 은행이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른 은행을 사든, 다른 은행에 팔리든 지방은행 임원들 10명중 6명이 단기간내 M&A가 있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고먼 CEO는 “이미 은행권을 둘러싼 여러 환경상 대형화와 전문화의 길을 걷지 않으면 경쟁은 물론 생존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원자재 트레이딩이나 자기매매(프랍 트레이딩) 부문 등을 분사한 뒤 자산관리나 투자은행(IB)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기존 대형은행과 앞으로 중소형 은행들을 인수해 상업은행 업무에 치중하게 될 중견은행 등 미국 금융권의 활로 찾기는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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