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2011

이건희 회장, 삼성물산에 자원개발 강화 지시

MK뉴스

이건희 회장, 삼성물산에 자원개발 강화 지시
희토류ㆍ유전개발로 매출 5배 늘린다
상사부문 2015년까지 전체 매출 32조원 목표
전력ㆍ신재생 에너지 등 그린사업부 확대 개편
기사입력 2011.07.10 17:47:57 | 최종수정 2011.07.10 17:49:52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비교하면서 삼성물산의 분발을 주문한 것은 전자에 쏠린 삼성그룹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올 초 사장단회의에서 지난해 12월 새로 임명된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에게 그동안 삼성물산의 실행력이 다소 미흡했다고 판단하고 향후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자원개발을 향한 추진력을 한데 모으고 있는 상태다.

이를 통해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지난해 6조4000억원의 매출 규모를 2015년 32조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일본 사례를 들며 통상 수십 년씩 걸리는 국외 자원개발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쓰비시상사는 국내 종합상사들보다 20년 이상 앞서 국외 자원개발에 나서며 무역 위주 사업 구조를 탈피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이 회장이 글로벌 자원개발 전문가인 김신 사장에게 향후 역할을 분명하게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올해 투자 규모(43조1000억원) 중에서 1조1000억원에 달하는 자본 투자 계획에는 삼성전자 국외지사ㆍ법인에 대한 증자와 함께 삼성물산의 국외 자원개발 지분 참여도 포함돼 있다.

이 회장은 투자에 대해 `4선(先) 원칙`을 제시해 왔는데 이는 `선견(先見)-선수(先手)-선제(先制)-선점(先占)` 전략이다. 시장 변화를 남보다 먼저 보고, 한 발 먼저 움직여서, 경쟁사를 제압하고, 시장을 먼저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물산의 국외 자원개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삼성물산은 이 회장 독려로 최근 호주 시드니에 해외지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철강사업을 위한 무역 거점으로 세워졌다. 중국에도 추가로 해외 거점을 확보해 연내에 100곳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완성할 계획이다.

1938년 설립된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모기업으로 최근 그 중요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1975년 한국종합상사 1호로 지정돼 수출 역군으로 나섰고 1996년에는 삼성건설을 합병해 상사와 건설부문의 사업 영역을 구축하게 됐다.

`그동안 삼성물산은 건설부문밖에 없다`는 비아냥도 최근 바뀌고 있다. 상사부문 수익성이 높아지며 새롭게 키워야 할 사업부문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적극적인 국외 자원개발 때문이다.

1991년 알제리 이사우안 석유광구를 시작으로 중국 오만 카타르 등에서 자원개발에 성공했고 2000년 이후로는 미국 호주 카자흐스탄 등에서 활발한 석유ㆍ가스전 탐사에 나서고 있다. 현재 10여 개 광구에서 에너지 생산과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각종 희소금속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8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보유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지분 22.5% 중 3%를 인수하는 지분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차전지와 스테인리스, 각종 비철합금 등에 사용되는 니켈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지난해 말에는 칠레 리튬광구 투자를 통해 2차전지 핵심 원료를 선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가시적 성과가 없다. 최근 이 회장이 자원개발을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올 들어서는 국외 자원개발 성과가 없어 이 회장이 이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키우고 있다. 올 초 그린에너지사업부를 `사업본부` 체제로 확대ㆍ개편했다.

지난해 한국전력과 공동으로 총 발전용량이 2.5GW(기가와트)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풍력ㆍ태양광 복합발전단지를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건설ㆍ운영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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