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1/2011

실업자는 투명인간? 美정치인이 외면하는 이유

실업자는 투명인간? 美정치인이 외면하는 이유
실업자 투표율 낮고 목소리 예전같지 않아
정치인들 두려워할 필요 없어 더욱 외면

입력시간 :2011.07.10 16:07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현재 미국인 실직자는 1400만명에 달하며 지난 주말 발표된 6월 실업률은 전날 9.1%에서 9.2%로 다시 높아졌다. 그러나 실업자들은 좀처럼 분노하지 않고 있으며 정치가들 또한 이들에게 신경 쓰지 않으면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미국인들 가운데 9.2%는 실직 상태지만 반대로 90.8%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며 정치가들에게 실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의 유권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실업자들 또한 단결해서 실업문제를 해결하지는 않는데다 이들의 투표율 역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맥도날드 조지메이슨대학 교수에 따르면 직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 가운데서는 46%가 투표를 하지만 실직자는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장 최근인 2008년 대선 때도 비슷했다.

노조의 영향력이 과거만큼 시원찮아 진 것도 실업자들이 투명인간이 된 이유로 지적된다. 대공황 당시 노동자들은 대규모 폭동을 일으켰고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만 해도 성난 노동자들이 거리를 점거했지만 더는 이런 광경은 볼 수 없게 됐다. 여기에는 그들을 결집했던 노조의 역할이 줄고 실직자의 권리보다는 조직 내의 역할에 더 충실해진 데 있다.

전화는 물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실직자들이 실업 사무소를 직접 찾지 않고 웹사이트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실업수당을 신청하면서 실직자들이 한곳에 모일 기회도 덜해졌다는 평가다.

이밖에 보수 유권자단체인 티파티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실업자들의 불만 해소 창구 기능을 하기도 했지만, 이들 역시 경기 부양 등에는 반대했고, 경제 부진에 대한 불만이 좌파보다는 우파 쪽에 기대고 있는 점도 이유로 지목됐다. 또 전통적으로 노동자의 친구를 자처해 온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점도 실업자들의 목소리를 작게 만들고 있다고 판단했다.

NYT는 정치인들이 실업자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며 실업자들 역시 정치적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 존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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