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8/2013

LG전자 맥킨지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떤다, 왜?

LG전자 맥킨지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떤다, 왜?
스마트폰 시대 예측 못해 기술 대신 마케팅 회사로 전환요구..LG전자 성장 발목 평가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입력 : 2013.04.18 06:13

이기사주소:http://news.mt.co.kr/mtview.php?no=2013041716240275492&type=1

'세계적 컨설팅 그룹'으로 불리는 맥킨지가 15년만에 '한국보고서'를 내놓으면서 그 분석력에 대해 갑론을박이 나온 가운데, 과거 LG전자 컨설팅 전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 전자산업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LG전자는 2009년까지만 해도 '잘나가던' 회사였다. 2009년 매출 55조 4912억원에 영업이익 2조 9466억원(IFRS 기준)을 내며 삼성전자에 이어 매출 50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영업이익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1년만인 2010년 LG전자의 이익곡선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3분기에 18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4분기에는 2400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2010년엔 전체 영업이익이 1220억원으로 직전해보다 96% 급락했다. 규모면에서 이익은 1/24 토막이 났다.

사업연도 중간인 그해 10월 남용 부회장이 전격 경질되고 구본준 부회장이 위기에 빠진 LG전자호의 키를 잡았다.

이런 급격한 위기의 중심에는 이번에 '한국보고서'를 15년만에 낸 '맥킨지'의 '역할(?)'이 컸다는 게 내부 평가다.

2007년 남용 부회장이 취임하면서 가속화된 맥킨지의 컨설팅 이후 LG전자는 기술전문 기업에서 마케팅 기업으로의 변화를 모색했고, 이는 뒤이어 불어올 기술변혁의 시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패착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자는 당시 맥킨지로부터 회사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받으며 매년 300억원 내외의 컨설팅 비용을 지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남 부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맥킨지의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하고, 맥킨지의 조언을 받아 LG전자의 PDP 구조조정 등 내부 변혁과 함께 '기술 선도력 강화'보다는 '마케팅 선도 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마케팅 능력과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한다는 취지로 LG전자 내에 'C레벨'(CEO, CFO, CMO, CHO 등) 임원 8명 중 7명을 외국인으로 채우는 시도도 뒤따랐다. 또 R&D 인력을 마케팅 쪽으로 이동시키는가 하면 매출 대비 R&D 비중을 줄이는 반면, 마케팅 비용을 적극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매출대비 R&D 비중은 2007년 6.6%에서 2008년 6.3%, 2009년 6.2%로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반면 마케팅 비용은 2006년 1조 9789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2009년에는 2조 5188억원으로 27% 가량 늘었다.

당시 광고시장 조사업체인 닐슨통계는 "2009년 전자나 휴대폰 부문의 대형 브랜드 중 유일하게 LG전자만 광고비를 늘렸다"고 했다.

LG 관계자는 "LG전자는 2009년 당시 초코렛폰과 프라다폰 등 1000만대 이상을 판매한 피처폰 히트제품으로 크게 고무된 상황이었다"며 "이는 남 부회장이 CEO를 맡기 이전에 미리 개발됐던 제품들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시대에 대비해야 했었는데, 기술보다는 마케팅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전략변화로 인해 2009년 이후 고전했다"며 "이는 맥킨지의 컨설팅에 의존했던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LG전자 관계자는"맥킨지 신봉자로 불렸던 남 부회장이 마케팅 중심의 조직으로 변화를 추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전적으로 맥킨지에서 원인을 찾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맥킨지가 LG전자의 성장 과정에서 방향을 잘못 트는데 영향을 미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애플이 주도하는 스마트폰 시대를 경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기술개발에 소홀했던 것이 결국 실적악화로 이어져, 2010년과 2011년은 매출이 50조원을 넘어섬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1조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었다.

LG전자의 키를 다시 잡은 구본준 부회장은 'C레벨'의 외국인 임원들을 해촉했다. 맥킨지식 경영을 걷어내고 다시 현장중심과 기술 중심으로 전환해 옵티머스G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시 성가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1360억원으로 2년간의 어려운 고비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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