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투자자들, 美정크본드에 다시 몰린다
입력시간 | 2013.04.10 05:58 | 이정훈 기자
美-유로존 경기우려에 금리하락..달러인기도 한몫
저금리에 투기등급 회사채 발행 증가..입찰호조
유통금리도 재차 하락..디폴트 하락도 매력적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시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최근 유로존에 이어 미국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까지 새로 부각되면서 시장금리가 재차 하락하고 있고, 엔화가 빠르게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표시 자산이 인기를 얻자 이같은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정크본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살아나면서 투기등급의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들도 사상 최저 수준에서 회사채를 찍어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주에도 케이스뉴홀랜드의 금융서비스 사업부문 북미법인인 CNH캐피탈이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CNH는 무디스로부터 ‘Ba2’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BB’ 등급을 받은 투기등급 기업이다.
이처럼 높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번 입찰은 아주 성황을 이뤘다. 총 6억달러 어치가 발행된 5년만기 회사채의 낙찰금리는 3.625%로, 창사후 최저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 수준의 물가 상승률에도 못미치는 5년만기 미 국채금리 0.69%를 감안하면 아주 매력적인 금리 수준이다.
투기등급 기업들로서는 지금처럼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좋을 때를 이용해 만기 도래하는 기존 회사채를 상환하는 리파이낸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스테판 재거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미 고금리 채권담당 대표는 “정크본드 투자자들도 나름 리스크를 감안하고 있는 만큼 이 시장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고 이름이 알려진 기업들의 채권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며 “그렇다보니 정크본드 발행의 68% 정도가 기존 만기 채권의 차환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시장에서도 정크본드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올초 정크본드 평균 수익률은 5.52%까지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후 6%까지 다시 반등하긴 했지만, 최근 매수세 유입으로 지난 8일에는 다시 5.63%까지 내려간 상태다.
그나마 최근 투기등급 기업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정크본드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낮춰주는 대목이다.
무디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에 3.4%에 이르렀던 정크본드들의 디폴트 비율은 올 1분기에 2.9%까지 낮아진 상태다.
맷 더치 캘버트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디폴트가 많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점점 더 낮은 표면금리(쿠폰)를 가진 이 채권들을 사들이고 있다”며 “이는 채권 발행자 입장에서도 유리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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