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기반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있어 원유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석유 생산량의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 원료 확보가 시급해졌다. 세계 각국에서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체원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해양연구원에서는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강도형(한국해양연구원 해양생물자원연구부 선임연구원)
미국의 지구물리학자인 매리언 킹 허버트(Marion King Hubbert) 박사는 1956년 석유매장량 추정치와 석유생산 분석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미국 내 석유생산량이 최대치에 이르는 시기가 1966~1972년이 될 것이라 예측했고, 이후 석유 매장량 부족을 예상했었다. 1973년 발생한 제1차 오일쇼크와 맞물려 그의 예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허버트 박사의 피크 오일(Peak Oil) 이론에 따르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인 2007~2010년 사이가 석유 공급의 정점에 이르고, 그 생산량은 절대적으로 감소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전 세계 석유회사들이 육상에서의 대규모 유전개발에서 여러 장애에 부딪히자, 첨단기술을 동원해 심해유전을 찾아내는 방향을 강구했으나, 최근 발생한 멕시코 만 원유 유출사고로 인해 심해저의 유전탐사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는 ‘포스트 석유시대’의 대비를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를 알려주기에 충분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하여야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현재의 석유기반 사회를 유지하면서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체원료 또는 재생가능원료를 확보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나온 해답 중에 가장 유망한 바이오매스(Biomass)는 조류(Algae)를 이용한 방법이다.
▲ 한국해양연구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미세조류의 현미경 모습. 각 미세조류가 바이오연료의 원료인 중성지방(노란색)을 축적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
▲ 미세조류 바이오연료 생산 개념 모식도. 재생가능에너지, 고기능성물질 및 탄소배출 최대 저감에 의한 탄소중립의 연료생산을 나타낸다. |
미세조류 유래 오일 생산의 장점
미세조류는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생물들을 통칭하는 말로, 육상식물들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바이오매스를 생산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광합성 생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 몇몇 종들은 바이오매스의 50%이상을 지방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더불어 이 지방의 많은 부분들은 바이오디젤의 원료인 중성지방(Triacylglycerols)이 될 수 있으며, 이 중성지방은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바이오디젤, 그린 항공기 연료 및 그린 가솔린 등의 연료가 되는 소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미세조류 바이오연료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석유연료와의 유사성을 들 수 있다. 특정 미세조류들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석유와 분자 구조가 유사한 오일을 생산하기에 가솔린, 디젤 등의 석유 연료 대체가 가능하다. 또 미세조류를 통한 연료생산은 기존 산업설비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설 투자에 투입되는 막대한 인프라 시설비가 불필요하다. 바이오수소 및 바이오가스 등 다른 대체연료들이 생산된 에너지를 운반할 새로운 산업설비가 요구되는 데 반해, 석유와 비슷한 특성을 지닌 미세조류 바이오연료는 별도의 운송 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다.
상업적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미세조류는 이미 약 5종에 대해서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대량 생산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다른 육상 바이오매스에 비해 빨리 자라기 때문에 그 생산량 또한 3~8배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미세조류는 탄소 배출절감 전략에 부합하는 최적의 바이오매스다. 미세조류 바이오매스는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원을 생산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는 1:1.8 비율로 흡수하고, 산소, 오일 및 고부가 물질 등 유용한 물질을 생산해내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대단히 유익하다.
마지막으로는 세계 식량난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원료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유엔에서 바이오연료 사용을 목적으로 옥수수, 콩, 사탕수수 재배를 확대할 경우 곡물 생산이 감소하여 식량가격 상승으로 빈곤국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무수히 지적돼 왔음을 상기했을 때, 비 식량자원인 미세조류 기반 바이오연료가 세계의 식량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은 큰 의의를 갖는다.
위기를 기회삼아 본격적인 공동연구 추진
한국해양연구원은 올해 3월 연구원 내부에 40톤급 미세조류 바이오연료 실증실험장을 준공하고, 바다와 강 등에 서식하는 미세조류 중 지방과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10여종의 미세조류들을 고밀도로 배양해오고 있다. 이 시설을 이용하면 연간 약 600리터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수 있다.
지난 6월 21일에는 본격적인 공동연구를 통한 ‘미세조류 배양 및 대규모 생산단지 착공’을 추진하기 위해 롯데건설, 애경유화, 호남석유화학과 함께 ‘미세조류 바이오디젤 공동연구협력 파트너십 결성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롯데건설은 미세조류 대량생산을 위한 최적화시스템 설계 및 시공기술개발에, 애경유화는 미세조류 응용 바이오연료 제조기술개발 및 미세조류의 유효 화학성분을 응용한 바이오화학제품의 제조기술개발에, 호남석유화학은 미세조류 수확 기술, 유용물질 추출 기술 및 정유관련 기술개발에 협력할 예정이다. 한국해양연구원과 참여기업들은 2013년 바이오연료와 고 부가물질을 포함하여 3천억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10ha급 생산단지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세계 에너지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개발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모든 변화기는 ‘위기’와 ‘기회’를 동반한다. 미세조류 바이오연료 개발에 더 큰 힘을 쏟아 지금 이 대변혁기를 국가경쟁력 향상의 중요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출처]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생산 | 작성자 한국해양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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