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2/2011

[더벨]삼성, 美 파라렐 페트롤리엄 인수 추진

머니투데이

[더벨]삼성, 美 파라렐 페트롤리엄 인수 추진
JP모간 자문사로 1조원대 극비협상
머니투데이 더벨 박준식 기자, 윤동희 기자 |입력 : 2011.08.22 11:25

삼성그룹이 미국의 석유 및 가스 탐사기업, 파라렐 페트롤리엄(Parallel Petroleum)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 딜의 예상 규모는 1조 원 안팎으로 파라렐 페트롤리엄은 미국에서 가장 큰 육상유전과 천연가스 광구를 운영 중이다.

16일 M&A 시장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삼성물산을 통해 JP모간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하고 지난 7월 초부터 이 거래를 극비리에 추진해왔다. 이 매물을 소개받은 삼성물산은 인수 검토 초기에 다소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자원개발 투자에 대한 그룹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뚜렷해진데다, 국제 유가마저 급등세로 돌아서면서 이번 딜에 대한 대응이 보다 적극적으로 변모했다는 후문이다.

파라렐 페트롤리엄은 미국 텍사스 주를 중심으로 미국 전역에서 오일 및 천연가스 생산광구를 인수 및 탐사하는 기업이다. 지난 2008년을 기준으로 7180억 세제곱 피트(cu.ft)의 천연가스를 확보하고 2억1200만 배럴(barrel)의 원유를 생산했다.

파라렐 페트롤리엄의 소유주는 미국의 대형 사모투자펀드(PEF)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다. 아폴로는 올해 글로벌 PEF 순위에서 6위권(프라이빗 에퀴티 인터내셔널-PEI 기준)을 차지한 대형 PEF로 지난 5년간 7개의 펀드로 약 338억 달러(약 36조원)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아폴로는 2008년 설립한 150억 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아폴로 매니지먼트 7호(Apollo Management VII) 펀드를 통해 파라렐 페트롤리엄을 인수했다. 지난 2009년 11월 나스닥에 상장돼 있던 파라렐 페트롤리엄 주식 100%를 공개매수(tender offer) 방식으로 약 1억3200만 달러에 사들인 것. 이후 순부채(상환·이전, 약 3억5100만 달러) 매입한 것을 고려하면 아폴로의 매몰비용(sunk cost)은 약 4억8300만 달러(약 5200억원)로 평가된다.

아폴로는 파라렐 페트롤리엄을 인수한지 2년 만인 지난해 11월부터 매각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 및 가스 자원기업 전문 매매자문사인 스코시아 캐피탈(Scotia Capital)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인수자를 탐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폴로는 파라렐 페트롤리엄을 인수한 이후 유가가 상승하고 생산성이 향상된 것을 사유로 약 10억 달러(1조원)를 매각 가격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당초 한국석유공사 등과 해외 자원기업 인수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 자원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실무진은 해외 자문사로부터 다양한 투자 권유를 받아 인수 검토에 나섰지만 계열사 차원의 자금으로는 거대 자원기업 인수에 한계가 있어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변화를 맞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업무에 복귀하고 자원개발 관련 사업에 힘이 실리면서 그룹 차원의 해외 인수합병(M&A)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최근 삼성물산 경영에는 오너가 3세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및 호텔신라 사장도 고문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오너가의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삼성물산의 의사결정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신사업 추진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은 30~50조원에 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계산이다.

이번 딜과 관련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룹 금융 계열사들과 함께 파라렐 페트롤리엄 인수를 위한 협상을 현재 진행 중"이라며 "다만 딜의 성격상 거래가 완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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