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2011

美증시 또 4%대 폭락..유럽위기 `먹구름`(종합)

美증시 또 4%대 폭락..유럽위기 `먹구름`(종합)
3대지수 모두 4%대 하락..프랑스 악재에 충격
은행주 하락`주범`..대형은행 좀비논쟁까지
입력시간 :2011.08.11 05:34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급반등 하루만에 재차 큰 폭으로 하락하며 마감했다. 3대 지수 모두 4%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잠시 주춤하던 유럽 재정위기가 프랑스 루머를 도화선으로 다시 타올랐다. 경제지표가 별다른 도움이 안된 가운데 `좀비` 논쟁까지 붙은 은행주가 재차 급락하며 하락속도를 높였다.

이날 다우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520.29포인트(4.63%) 급락한 1만719.48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51.81포인트(4.42%) 낮은 1120.72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101.47포인트(4.09%) 떨어진 2381.05로 마쳤다.

최대 악재는 역시 유럽 재정위기였다. 개장 전부터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 `소시에떼제너럴(SG) 등 프랑스 대형은행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루머가 강하게 퍼졌다.

시장 불안이 커지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해 재정적자 감축 의지를 재확인했고 오는 24일에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세부적인 예산계획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또 3대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대로 `AA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시장 불안이 완전히 걷히진 않았다. 특히 프랑스 은행주들의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그런 가운데 피치사가 무디스에 이어 유럽의 작은 섬나라 키프로스의 국가신용등급을 두 단계나 낮추면서 불안을 키웠다.

미국 경제지표들은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오전중 미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6월 도매재고는 전월대비 0.6% 증가했다. 이는 5월 수정치인 1.7% 증가에 비해서 둔화된 것으로, 시장에서 전망했던 1% 증가에도 못 미쳤다.

오후에 나온 7월 정부 재정적자 규모가 1294억달러로, 전년도 1650억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누적적자도 1조1000억달러로 작년보다 줄었다. 그러나 정부지출이나 세수 유입 시점에 따른 차이일 뿐으로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업종별로는 은행주가 하루 급락, 하루 급등을 반복하며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날은 급락했다.

HSBC가 미국 신용카드 사업부문을 캐피탈원에 팔기로 했다는 소식에 7.57% 급락했고 이를 인수하기로 한 캐피탈원은 0.69% 상승에 그쳤다.

1500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하기로 한 뱅크오브뉴욕멜론도 7.82% 급락했고 최고경영자까지 나서 불안을 잠재우려 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0.92%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씨티도 10.47% 하락했다. 때아닌 좀비은행 논쟁으로 적극 해명에 나선 JP모간체이스는 5.58% 떨어졌다.

예상보다 좋은 이익을 낸 메이시스는 3.62% 오히려 하락했고 디즈니는 수요 둔화 우려로 9.11% 추락했다. 시스코는 2.31% 하락했고 뉴스코프는 4.69% 내려갔다.

◇ 佛·키프로스..유럽 또 불안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매입으로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던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국가신용등급 강등 우려를 낳았던 프랑스가 무디스와 피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로부터 `AAA`등급을 그대로 부여받았지만, 국가부도위험 지표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가산금리가 급등하며 불안징후를 보이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추가적으로 `허리끈 졸라매기` 노력을 기울이기로 하고 오는 24일에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세부적인 예산계획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프랑스 정부가 낙관적이라며 못 미더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작은 섬나라인 키프로스까지 무디스에 이어 피치사로부터 국가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당하면서 불안을 키우고 있다. 피치는 키프로스의 장기 외화와 자국통화 표시 채권발행자등급(IDR)을 종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또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 美 올해 재정적자 1.1조불..전년비↓

올들어 7월까지 미국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1조1000억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다소 줄었다. 7월 정부 재정적자 규모도 1294억달러로, 전년도 1650억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시장 전망치보다는 괜찮았다. 블룸버그 폴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당초 1330억달러 적자를 예상했었다. 미 의회 예산국도 7월에 1320억달러 적자를 점쳤었다.

비교적 선방하긴 했지만, 예상치와 실제 실적간 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이 역시 대부분 정부지출이나 세수 유입 시점에 따른 차이일 뿐으로 큰 의미를 두긴 어려워 보인다. 실제 작년에는 8월1일이 주말이어서 정부지출이 대부분 7월말에 집중됐었다.

도쿄미쓰비시UFJ의 크리스 럽스키 이코노미스트도 "의회가 향후 정부지출을 어떻게 줄일지를 놓고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재정적자 개선 전망이 밝지 않다"며 "단기적으로도 큰 개선은 없어 보이며 경기 둔화 탓에 1조달러가 넘는 적자규모는 꽤 오래 유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연준, 이르면 연말쯤 QE3 내놓을듯"

골드만삭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르면 연말쯤 추가 양적완화(QE3) 조치를 내놓으며 강력한 완화기조를 재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잔 해치어스 골드만삭스 미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연준의 정책 성명서를 본 뒤 올해말이나 내년초에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재개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나오고 있는 경제지표들에 대해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비둘기파 성향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그 근거를 댔다.

해치어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내세운 `적어도 2013년 중반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표현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조치였다"며 "시기가 명시적으로 언급된데 대해 놀랐고 게다가 거의 2년 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했다는 점에서 더 그랬다"고 고백했다.

◇ 미국 대형은행들 좀비 논쟁

최근 수익성과 크레딧 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주식시장에서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미국 대형은행들을 둘러싸고 때아닌 `좀비논쟁`이 불 붙었다.

논쟁의 포문을 연 주인공은 지난 2007년 하반기 금융위기를 앞두고 미국 금융업종에 공격적 매도 시그널을 냈던 메르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로, 그는 "현재 미국 예금과 대출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 은행들은 실질적으로 좀비은행들이다"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 그 근거로 "이들 은행들은 비용구조와 매출구조가 전혀 매칭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영업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비용만 쌓이는 일종의 부(負)의 레버리지 효과가 생기고 있다"며 "이런 은행들은 몇년 주기로 나오고 있고 우리는 이런 은행 주식을 사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반박했다. 그 역시 "미국 대형은행들이 그런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좀비은행은 절대 아니다"며 "JP모간체이스는 저금리상황과 다른 매출 압박을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이먼 CEO는 "모든 사업들은 항상 변하는 여건들에 직면하게 마련"이라며 "금리나 원자재가격, 임금비용, 수요와 공급 등이 그런데, 이는 관리해야하는 요인들일 뿐"이라고 말했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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