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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딜 소싱에서 펀딩까지
[해외자원개발펀드 분석]②글로벌 IB와 SI 소싱...SI와 FI 합작으로 투자
더벨 김경은 기자 |입력 : 2012.07.24 11:51
해외자원개발펀드가 국내에 도입된지 5년여가 지나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순수 민간펀드가 단순히 재무적 투자 목적으로만 운용되는 협소한 역할을 뛰어넘어 전략적 투자자(SI)와 함께 해외 자원 개발업체 인수전에도 일정 역할을 해내고 있다.
◇해외자원개발펀드라고 다 같은게 아냐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5월 현재 국내에 출시된 해외자원개발펀드는 총 9개로 설정 규모는 2조4780억원에 이른다. 펀드의 설립 목적은 약간 차이를 보인다. 재무적 투자 목적이 주설립 목적인 펀드도 있고, 자원개발 업체 신규 인수나 운영을 목적으로 설립된 펀드도 있다.
재무적 투자 목적으로 설립된 펀드는 국내사가 인수한 자원개발업체의 수익권을 배당받는 구조다. 베트남 유전개발펀드, 앵커 유전개발펀드, 암바토비 니켈개발펀드 등이 국내 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일부를 넘겨받아 재무적 투자 목적으로 설립됐다.
조금 더 진보된 형태의 펀드가 해외에 SPC(자산유동화회사)를 설립해 자원개발업체 지분을 간접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이다.
순수 민간펀드인 더커글로벌프론티어펀드는 2010년 7월 미 텍사스 유가스전 개발사업(1000만달러) 투자를 시작으로 미 북동부 마르셀러스 지역 셰일가스개발사업에 2억5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미시시피안라임 유가스전에 투자하는 펀드를 신규 출시했다. 전략적 투자자(SI)인 에이티넘파트너스와 국내 금융사의 신디케이트론, FI 등으로 구성돼 SPC 지분증권에 투자하는 구조다.
또 지난 2010년 공기업이 출자해 블라인드(Blind) 방식으로 설정된 펀드들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트로이카펀드가 지난해 4월 미국의 유가스 생산업체인 파타라(Patara)사에 1억달러를 투자했고, 글로벌다이너스티 펀드는 같은해 2월 동유럽 유가스전에 1000만달러, 동남아 해상광구에 2000만달러 투자계약을 맺었다.
◇딜 소싱은 전략적 투자자(SI) 몫, 운용사는 펀딩
해외자원개발 신규 사업을 위한 딜 소싱(Deal Sourcing)은 대부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을 통해 이뤄진다. JP모간, 메릴린치, 바클레이즈, CS, 모간스탠리 등 대부분의 글로벌 IB들은 해외자원개발업체 M&A 자문 업무를 전 세계에 걸쳐 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자산인수가 늘면서 글로벌 IB들이 직접 자료를 들고 찾아오기도한다. IB들이 가져온 자료에는 시장에 매물로 출회되지 않은 매각 가능성이 높은 물량들까지도 포함돼있는데, 국내 기업들은 이 가운데 전략적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해 후보대상기업을 선정한다. 이후 예비평가를 실시해 대상 물건을 고르고 매각 의사를 타진해본다.
IB들은 이밖에 가격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대상 기업의 경제성 평가는 물론, 해당 기업 이사회의 구성 및 성향까지 파악해 딜을 성사시킨다. 아직 사례는 많지 않지만 일부 딜은 국내 기업의 해외지사를 통해 대상기업과 1대 1로 진행하기도 한다.
◇딜 소싱 과정에서 국내 운용사 역할 커지려면
대규모 딜이 늘어나면서 SI들은 자신들에게 우호적 투자자를 모집할 필요가 높아졌고, 해외자원개발펀드라는 FI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석유공사나 광물자원공사 등 국내 공기업들이 FI를 모집할 운용사를 고를 때는 특혜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민간 기업은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운용사를 고르면 그만이다.
로비나 특수 관계인 등 보이지 않는 선이나 자금 동원 능력이 딜을 성사시키고 있다는 말이다. 경쟁입찰 방식이라 하더라도 입찰가격을 높여, 딜을 따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때문에 운용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운용사들이 등장해 물을 흐리기도 한다.
운용사 자원개발펀드 담당자는 "딜 소싱 능력과 운용 능력은 별개"라며 "운용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운용사가 펀드 운용을 맡아 아마추어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암바토비니켈펀드는 광물자원공사의 지분 매각 경쟁입찰에 높은 가격을 써내 딜을 따냈지만, 생산 예측에 대한 실패로 투자자들은 손실을 감내해야만 했다.
반면 성공 사례도 있다. 올 초 클로징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베트남 15-1 유전펀드'는 일반투자자들에게 유전펀드를 투자대상으로 인식시킨 첫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석유공사가 1998년 베트남 15-1 광권 매입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03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이 시작됐고, 2006년 민간에 수익권을 매각했다. 니켈펀드와의 차이점은 개발광구가 아닌 상업 생산이 확인된 광구라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운용사들은 해외 자원개발시장에 직접 참여해 딜 소싱을 할 정도의 평판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운용사가 해외 시장에서 에너지 전문 운용사로 이름을 알리려면 우선 다양한 운용 경험이 축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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