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시장, 볕든 곳 보이네 (3) 중국
기사입력 2012.02.29 11:22:57 | 최종수정 2012.03.23 14:03:56
중국 - 부동산 거품빼기 진행 중
중국 부동산 시장 상황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연 10%가 넘는 경제 성장세에 힘입어 폭주 기관차처럼 한계를 모르던 중국 집값에 드디어 ‘급브레이크’가 걸린 것. 다름 아닌 정부 규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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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택시장은 지난 1997년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개인 간 주택 사용권 거래를 유도한 이후 상승 일변도를 고수해 왔다. 글로벌 부동산업체 존스 랑 라살에 따르면 2006년 6월 베이징 평균 주택시세는 ㎡당 8000위안 전후에서 2011년 2월 2만4794위안으로 5년 만에 3배 넘게 치솟았다.
이에 따라 ‘집을 사두면 무조건 오른다’는 부동산 불패론이 기정사실화 돼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상승폭이 도를 넘어설 지경에 이르면서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됐다. 소득수준에 비해 집값이 과도하게 뛴 것이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에서 4년제 대학을 나와 중소기업에 입사한 5년차 직장인의 월급은 대략 5500~6000위안 정도 된다. 우리 돈으로 100만원 전후다. 하지만 상하이에서 방3개짜리 아파트(150㎡)를 사려면 150~200만 위안 정도가 필요하다. 약 330개월치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고스란히 모아야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상하이나 베이징만큼은 아니더라도 중소도시 또한 사정은 비슷하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부터 주택 시장에 엄격한 규제 잣대를 들이대며 강력한 긴축정책에 돌입했다.
정부는 대도시를 대상으로 ‘구매제한령’을 시행하고 최근 1년 이상 납세·보험금 납입 증명서를 제출해야 주택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주택 보유세인 방산세도 처음 도입했다.
공공주택인 보장성주택 또한 민간시장 위축에 한몫 했다. 보장성주택은 저가로 토지를 출양(공급)해 건립비용을 낮춘 뒤 주변보다 낮은 시세에 공급하는 ‘중국판 보금자리주택’이다.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총 3500만 가구에 달하는 보장성주택 공급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작정하고 수요·공급 양 측면에서 숨통을 조이자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이 쌓이며 ‘할인분양’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실제 상하이와 베이징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최초 분양가 대비 30% 전후 할인가에 판매되는 아파트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 같았으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일이다.
빈집도 넘친다. 특히 인구 분산을 목적으로 대도시 외곽에 지어진 계획도시들이 희생양이 됐다. 수많은 신도시에 세워진 아파트들의 상당수는 입주민을 절반도 채 맞지 못하고 있다.
몸값도 하락세다. 베이징 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베이징 신규주택 평균 분양가는 ㎡당 1만3173위안으로 전년 대비 11.3% 떨어졌다. 부동산 연구기관인 ‘중원자원관리중심’ 관계자는 “지난 4분기 분양물량은 도시 별로 전 분기 대비 20~25% 줄었다. 거래건수 또한 최대 35% 하락했다”고 전했다.
향후 전망도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 금융연구소는 지난 4일 “긴축정책을 유지하고 부동산 관련 대출규제 또한 완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규제를 통한 시장안정을 올해 역시 도모한다는 게 중국 정부 입장이다.
신용평가기관 S&P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 부동산 시장이 연내 10% 추가로 떨어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만 엄청난 인구가 변수다.
13억명이 넘는 든든한 수요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예단은 금물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 도시화 비율이 49%에 머문 점을 감안하면 도시 기반 주택 수요는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도시화 비율은 국가 전체 인구 중 도시거주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미국, 일본 등은 80%가 넘는다.
중국 사회과학원 관계자는 “주택시장 거품론은 5년 전부터 계속돼왔지만 중국 집값은 5년간 계속 상승했다”며 “중국의 낮은 도시화비율, 경제력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안정세 혹은 다시 상승 반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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