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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조류서 바이오디젤 추출·정제 성공
홍인표 선임기자
순도 98.8%… 국가 품질기준 첫 통과
식물성 플랑크톤이나 클로렐라와 같이 바다에 사는 해양 미세조류로 만든 바이오디젤이 국내에서 처음 국가 품질기준을 통과했다.
바이오디젤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았지만 식용작물을 연료로 사용해 식량난을 부채질한다는 비난도 함께 받았다.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생산은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체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인하대 해양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단은 해양 미세조류에서 기존 방법과는 다른 용매·촉매를 사용해 품질이 좋은 바이오디젤을 추출·정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발표했다. 연구단이 만든 해조류 바이오디젤은 한국석유관리원 측정 결과 98.8%의 높은 순도를 기록했다.
연구단 단장인 이철균 인하대 교수는 “미세조류에서 추출한 바이오디젤로는 처음으로 국가 품질기준을 넘었다”며 “팜유로 만든 바이오디젤은 저온상태에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 같은 문제점도 해결했다”고 밝혔다.
미세조류는 콩이나 옥수수를 비롯한 다른 작물보다 바이오디젤을 최대 250배까지 많이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팜유가 1㏊당 연간 최대 생산량이 5950ℓ인 반면 미세조류는 생산량이 연간 13만6900ℓ에 이른다. 그동안 바이오디젤 연료는 콩과 같은 식용작물과 유채꽃, 폐식용유가 많이 쓰이다가 자트로파와 같은 먹지 않는 비식용작물도 쓰였다. 현재는 세계적으로 기름 생산량이 월등히 많은 미세조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디젤은 기름을 많이 담고 있는 미세조류를 대량으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미세조류가 많이 담긴 물 1t을 장치에 넣고 짜서 물기를 빼면 5㎏ 남짓한 미세조류 덩어리가 남는다. 여기에 촉매와 용매를 넣으면 바이오디젤이 나온다. 물 1t을 사용하면 500㎖ 남짓한 바이오디젤을 만들 수 있다. 국내 바이오디젤 제품의 70%가량이 외국에서 원료를 들여오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때마다 제조원가가 올라가는 구조다. 최근에는 곡물값이 올라 바이오디젤 가격이 경유 가격의 2배를 넘는 상황이다.
지식경제부는 당초 예정보다 1년 앞당겨 내년부터 바이오디젤 혼합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면세 혜택을 1년 앞당겨 끝내겠다는 것이다.
면세 혜택이 끝나고 바이오디젤 사용이 의무화될 경우 그 부담은 소비자들이 져야 한다.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면 곡물 원료를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로서는 미세조류를 찾는 것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문제는 순도 높은 기름을 만드는 방법이다. 대량생산을 서둘러야 하고 생산단가는 낮춰야 한다. 인하대 연구팀은 2019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품질 좋은 기름을 생산했지만 앞으로는 원하는 때 원하는 양만큼 미세조류를 대량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해양연구원도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디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지방이 많은 미세조류 10여종을 기르고 있다. 2013년에는 3000억원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10㏊ 규모 생산기지를 만들어 양산체제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디젤 생산단가는 현재 ℓ당 3500원 수준이다. 생산단가를 경유값 수준과 비슷한 ℓ당 2000원대로 낮추는 것이 1차 목표다. 강도형 해양연구원 박사는 “바이오디젤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미세조류를 찾는 일은 유전을 찾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기름이 많은 미세조류 1종을 찾는 데만 평균 6개월이 걸린다”며 “전 세계 연구진이 인력과 돈, 시간을 들여 해양 바이오에너지를 둘러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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