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코노미스트 대상 조사
올해까지 집값 하락 후 2015년까지 연 1.1% 상승 그칠듯
입력시간 :2011.09.21 15:28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미국 경제 부진이 앞으로 수년간 주택시장을 계속 압박하면서 고전이 지속될 것이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05년 주택 가격이 고점을 찍은 후 2015년까지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0명 이상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국 주택값이 올해 2.5% 하락하고 내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 연평균 1.1%의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 美주택가격 등락률 추이. 2011년이후는 예상치. 첫번째 초록점선은 주택버블 이전 평균상승률, 두번째 초록점선은 주택버블 당시 평균상승률, 붉은색 점선은 주택버블 붕괴시 평균상승률임, 푸른점선은 2010~2015년 평균상승률 예상치(출처:WSJ) |
이 같은 조사는 케이스 실러 예일대 교수가 공동 창업한 매크로마켓에 의해 시행됐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쉴러 지수에 따르면 이미 미국의 주택가격은 지난 2005년 고점 이후 31.6%나 빠진 상태. 이들 전문가 예상이 맞다면 미국 주택시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잃어버린 10년`을 겪는 셈이 된다.
미국의 주택시장 거품 붕괴는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소비 지출에 큰 타격을 줬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자 스스로 가난해졌다고 판단해 씀씀이를 줄이는 `역 부의 효과`를 냈기 때문. 현재 주택을 보유한 미국인 5명 중 1명은 주택가격보다 담보대출이 더 많은 이른바 `깡통주택` 상태다. 거품 붕괴로 주택소유자들의 자산은 7조달러 가량이 증발했으며 주택 가치가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59.7%에서 38.6%까지 떨어졌다.
루이지애나 연방은행에 따르면 지난 35년간 주택이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는 비중은 0.3%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최근 2년간의 경기후퇴 기간에는 0.5%포인트까지 늘었다. 이는 집값 하락으로 이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주택시장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심리에는 더 큰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주택가격이 너무 오랫동안 하락하면서 주택을 구매하려는 이들이 주택 가격 개선으로 자신의 부동산 가치가 오를 것이란 믿음을 아예 접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전통적으로 주택가격이 오르면 주택 구입자들의 지출이 늘어나고 이는 경기가 침체하는 상황에서도 고용 증가로 이어졌지만 이번엔 다르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모기지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모기지 신청건수는 15년 최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또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도 경제 전망이 좋지 않자 구입을 꺼리고 현재의 주택소유자 또한 집을 더 넓혀 가려 하지도 않기 때문에 결국 할인된 가격에 주택을 사려는 투자자들의 비중만 늘어 가격 하락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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