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2014

문전박대 당했던 헤이그서 방탄차 제공 환대

문전박대 당했던 헤이그서 방탄차 제공 환대

입력시간 | 2014.03.24 19:24 | 피용익 기자

[헤이그=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의장국인 네덜란드가 박근혜 대통령을 특별히 환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에 도착해 네덜란드 측이 제공한 BMW M7 방탄차에 올랐다. 이번 회의에는 53개국 정상과 4개 기구 수장이 참석하지만, 방탄차를 제공받은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6개국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또 빌렘-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이 주최하는 특별 오찬에 초대받았다. 국왕이 별도로 오찬을 마련한 것은 박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단 2명이다.

이 같은 환대는 107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1907년 고종 황제는 헤이그에서 열린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이준ㆍ이상설ㆍ이위종 등 특사 3명을 보내 을사늑약이 무효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리려고 했다. 그러나 일본의 방해 공작과 각국 외교관들의 무관심 속에 특사들은 문전박대 당했다. 이준 열사는 울분을 이기지 못하고 현지에서 숨을 거뒀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011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헤이그를 방문했을 때 이준 열사 기념관을 찾아 “나라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시다 순국하신 열사님, 저희 후손들이 열사님의 애국심에 부끄럽지 않은 정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은 바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헤이그는 통한의 땅이다. 1907년에 있었던 일인데 107년 만에 한국의 위상이 하늘과 땅 차이가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개정된 네덜란드 교과서가 한국에 대해 기술한 부분도 눈에 띈다. 주 네덜란드 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개정된 초등 지리교과서는 한국에 대해 ‘고도의 산업국가이자 임금이 높은 부국이며 최첨단 스마트폰, 디지털TV, 자동차, 대형선박을 해외로 수출한다’고 기술했다. 이 문구는 원래 ‘어업이 중요한 빈국이다. 값싼 임금으로 생선이 손질돼 판매된다. 우리 슈퍼마켓에 있는 생선은 이러한 제품이다’라고 돼 있었다.

올해 발간되는 중등 지리ㆍ역사 교과서도 한국을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했다는 점에서 다른 개도국의 모범이 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에서 오늘날 세계에서 부유한 국가가 된 것은 정말 경이적이다’ 등으로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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