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경제 휘청거리는데…독일 부동산 유례없는 활황
상업용 부동산 투자 올해 9개월간 19조원…작년 전체보다 많아
오피스 임대율 年18% ↑…수억대 주택도 잘 팔려
기사입력 2011.12.02 08:37:53 | 최종수정 2011.12.02 09:21:33
유럽발 재정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독일 부동산이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해체된다고 해도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 부동산 시장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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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BNP파리바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9개월간 독일 상업용 부동산 투자액이 126억2000만유로(약 19조5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투자액인 108억유로(약 16조7000억원)보다 많다.
프랑크푸르트 등 오피스 건물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임대율이 연간 18% 올랐다.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대출 여건이 엄격해지면서 4분기 유럽 전역에 걸쳐 상업 부동산 투자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반대 현상이다.
주요 투자 지역은 뮌헨 함부르크 뒤셀도르프 베를린 등이다. 글로벌 부동산서비스업체인 CB리처드엘리스 독일지사 페터 슈레펠 최고경영자(CEO)는 "위기 속에서도 놀랄 만큼 잘 견뎌온 독일 부동산 시장은 유럽 내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고 있다"며 "독일 내 투자자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주거용 부동산도 활황이다. 독일 현지 언론인 알게마이네차이퉁은 "지금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가격을 따지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알게마이네차이퉁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일반적인 시세`라고 여겨졌던 도시 집값은 1년치 월세의 22배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36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새로 지어진 고급형 주택은 심지어 55배 수준까지 값을 부르고 있다. 독일 부동산 시장이 유례없는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투자를 목적으로 한 수요와 실거주를 목적으로 한 수요가 모두 넘쳐나고 있다. 뮌헨 지역 옛 지역난방시설에 지은 700㎡ 규모 펜트하우스가 대표적인 예다. 이 주택은 1400만유로(약 216억원)에 팔렸다. ㎡당 2만유로(약 3100만원)나 되는 가격이다. 대도시에 있는 일반 주택 가격도 만만치 않다. 수십만 유로짜리 주택들이 인터넷에 매물로 올려 놓기가 무섭게 마구 팔려나가고 있다.
독일 부동산시장 활황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우선, 최근 1년 동안 독일 경제가 호조세를 보였고 실업률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유럽 국가 대부분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독일 경제는 상대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다음 이유는 주택 취득 관련 대출이자율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낮은 대출이자율 덕분에 주택 구입 시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이 순소득 대비 25%를 초과하는지 여부를 나타내는 `조달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달지수는 주택가격, 대출이자율, 순소득 등 세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 독일 조달지수는 주택 취득에 따른 대출금 이자금액이 순소득 대비 25% 수준을 넘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잠재적인 주택 매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이 활황을 보이는 또 다른 이유로는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자본시장에 대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염려다.
독일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즐겨 쓰는 `예금통장 대신 부동산등기부`라는 말처럼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졌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부동산으로 도피`하는 것이라고도 말하기도 한다.
클라우스 브렌케 독일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현상을 두고 "시장에는 돈이 넘쳐난다. 그런데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이자율은 물가상승률 이하 수준"이라며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금이나 부동산과 같은 투자 대상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너 브라운 엠피리카 투자자문사 사장은 "독일에서는 새 집을 너무 적게 지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은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고 향후에도 일정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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