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메달이 없는 선수다. 올림픽 메달 때문에 여기 왔고, 도전도 했다. 결국 부족했다. 하지만 올림픽 때문에 많이 성숙해져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돼 긍정적이다.'
'이번이 마지막 경기다. 샤워하면서 내 몸을 봤는데 혈관이 다 보이더라.'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했던 이규혁 선수의 말입니다. 그가 숨찬 레이스를 마쳤을 때 늦은 밤이었지만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습니다.
메달이 없는 선수... 그는 그렇게 말했지만, 여섯 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해 혈관이 다 보일정도로 최선을 다한 그의 목에는 우리들이 마음으로 건네준 메달이 걸려있을 겁니다. 그는 진정 멋진 사람,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몇 번의 좌절로 쳐져있는 내게 그는 다시 일어나라는 웃음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설사 메달이나 상이 없다고 해도 혼신의 힘을 쏟았다면, 그것만으로도 자신을 자랑스레 여겨도 되겠다는 생각을 심어주었습니다.
바닥까지 갔다며 일어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다시 뛰어보라고 손을 잡아주고 싶은 그런 날입니다.
- 최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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